李정부 출범 넉 달 만에 ‘서울 민심’ 요동친다

입력 2025-10-19 18:50

부동산값 급등과 한·미 관세협상 난항 등 잇단 악재 속에서 서울 민심이 이재명정부 출범 넉 달 만에 요동치고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특히 서울에서 그 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중도 성향이 강한 서울 유권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최대 격전지인 만큼 여야의 주도권 다툼도 벌써 불붙는 양상이다.

국민일보가 19일 리얼미터·한국갤럽·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NBS(전국지표조사) 등 4개 기관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여권 지지율 하락 현상이 공통으로 포착됐다. ARS 방식인 리얼미터와 KSOI 조사에서는 최근 서울 정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리얼미터 10월 1주차 조사에서 서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9.7%, 국민의힘 지지율은 40.2%로 집계됐다. 정권 초 6월 2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50.7%, 국민의힘 28.3%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KSOI의 10월 3주차 조사에서도 민주당 36.6%, 국민의힘 36.3%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전화면접 방식인 한국갤럽과 NBS 조사에서는 여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정권 초에 비하면 역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갤럽 10월 3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6%, 국민의힘 지지율은 27%로 9% 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6월 4주차 당시엔 민주당이 지지율 41%로 국민의힘을 21%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역별 응답은 표본수가 적어 조사 때마다 등락이 크지만 추이를 보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권 초임에도 여야가 혼전 양상을 벌이는 것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정권의 허니문이 끝났다는 냉정한 평가는 공통적이다. 생각보다 이른 접전 양상을 두고는 ‘여당 후보군도 없는데 접전이면 선거운동이 시작될 경우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존재감’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여야는 벌써 예열에 나섰다. 민주당 잠재 후보군은 국정감사에서 연일 강경 메시지로 존재감을 호소하고 있다. 오 시장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잇달아 비판하며 수성에 착수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출신 의원은 “전국을 다 이겨도 서울을 내준다면 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과 같은 강경 일변도의 분위기로는 서울 선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판 성윤수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