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개월여 앞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해 ‘선거 모드’를 조기 가동한 상태다. 당 안팎에선 ‘3대 특검’과 ‘내란 재판’이 가동되는 상황이어서 국민의힘 소속이 맡고 있는 서울·부산·인천 시장직만 지켜내도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지사 등 여권 우세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는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인력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선 최대 격전지로 서울과 경기도를 꼽고 있다. 서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야 누구도 오 시장을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오지 않은 만큼 오 시장이 무난히 헌정사 최초 5선 광역단체장 자리를 사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역사회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폭주하는 상황이라 쉽게 질 것이라는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는다”며 “서울, 부산, 인천을 사수한다면 좋은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지사 등 여권 우세로 평가받는 험지에서는 체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당내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인선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지사는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나 의원과의 2차 ‘추·나 대전’ 관측도 나왔지만, 나 의원은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상태다. 안철수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야권에선 유승민 전 의원 등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가치에 맞는 공정한 공천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내년 지선을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일에는 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15명 규모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도 띄웠다. 기획단 핵심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기본적으로 보수의 가치에 맞는 인물인지 검증하는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 때만큼은 아니지만 공천 과정에 소정의 시험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민심과 멀어진 간극을 메우기 위해 호헌 의지와 정책 능력을 갖춘 새 인물 발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 밀실공천 잡음이 나지 않도록 공천 과정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형민 이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