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남쪽 끝에 자리해 ‘동해안의 관문’으로 불리는 삼척은 동해와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가 만나는 곳이다. 여기에 유서 깊은 역사와 다양한 체험 관광지가 어우러져 사계절 매력이 넘친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죽서루(竹西樓)는 삼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관동팔경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관동제일루’로 제왕운기의 저자 이승휴를 비롯해 송강 정철, 미수 허목 등 많은 문인이 찾기도 한 삼척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이다. 특히 역사적·건축적·학술적·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3년 12월 28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승격됐다. 누각에 올라서면 오십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삼척 시민들은 이곳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삼척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공간으로 여긴다.
해양레일바이크는 삼척을 찾았다면 빼놓아선 안 되는 관광 코스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길 위를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철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해안 절경을 마주한다. 화려한 레이저와 루미나리에 조명으로 연출된 3개의 해양 터널 등 볼거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레일바이크 용화정거장은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장호항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엔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서 있어 케이블카와 레일바이크를 동시에 즐기기에 제격이다. 해상케이블카를 타면 용화해변과 장호해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마치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스릴이 인상적이다.
삼척은 석회암 동굴의 보고다. 환선굴은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천연 석회동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20m 크기의 거대한 석주를 비롯해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종유석과 석순이 어우러져 장엄한 신비를 자아낸다. 인근의 대금굴은 2006년 공개된 동굴이다. 8m 높이의 비룡폭포, 지하호수 등 풍부한 동굴 생태계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탐험하듯 관람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활기 치유의 숲에선 도시의 소음을 떠나 산림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삼림청 인증을 받은 이곳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과 산림욕 코스를 갖췄다. 숲속 명상, 힐링다도, 족욕, 온열치료, 요가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삼척 중심에는 삼척장미공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장미공원은 축구장 12개에 달하는 8만4000㎡로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아베마리아, 찰스톤, 핑크퍼퓸 등 228종 13만그루 천만 송이의 장미가 만개해 장관을 연출한다. 매년 5월이면 장미축제가 열려 음악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삼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곳은 세대를 막론하고 인기 있는 나들이 명소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