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성지 화천 ‘4색 매력’

입력 2025-10-21 02:06
강원도 화천군이 굴뚝 없는 산업 ‘파크골프’를 중심으로 지역 성장을 이끌고 있다. 동호인들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화천 산천어 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화천군 제공

강원도 화천군의 파크골프장은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천혜의 경관과 북한강의 맑은 물,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 덕분에 파크골프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 보고 싶어하는 파크골프 명소다.

화천군은 2018년 하남면 용암리 일대에 처음으로 18홀 규모의 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을 만들었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에 산천어 제 1·2구장을, 지난해 7월에는 사내면에 4번째 사내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며 총 72홀 규모의 시설을 갖췄다. 모든 구장은 대한파크골프협회 공인 인증을 받아 정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제1구장은 조명시설을 갖춰 야간에도 경기할 수 있다.

군은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전국 대회를 개최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매년 3월에는 전국 파크골프 시즌오픈 대회를, 6월에는 전국 부부 파크골프 대회를 연다. 9~10월에는 국내 최대 참가인원과 상금 규모(남녀 우승 상금 각각 3000만원)를 자랑하는 산천어 파크골프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10~11월에는 국내 파크골프 최고수를 가리는 전국 파크골프 왕중왕전이 대미를 장식한다. 전국 대회는 우승 상금만 1000~3000만원으로 다른 지역 대회보다 월등한 규모를 자랑한다. 화천의 대회는 여러 번의 예선전을 포함해서 한 달에 걸쳐 개최된다.

산천어 파크골프장 제1구장을 조성한 2021년 7월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4년간 파크골프장 누적방문객이 180만여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절반이 외지인이다. 지역 인구(2만2525명) 80배에 달하는 동호인이 화천을 다녀간 셈이다. 대회를 전후해 화천을 찾는 방문객들은 파크골프도 치고, 지역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비중이 높다. 참가비 전액을 화천사랑상품권과 농특산물 등으로 돌려줘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군은 파크골프를 지역경제의 새 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사내면과 간동면에도 새 구장을 조성하는 것은 파크골프로 창출한 열매를 모든 주민과 함께 나누겠다는 의도다. 군은 지난달에 열린 국내 최대 파크골프 대회인 2025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의 1~8차 예선전을 사내면 사내 파크골프장에서 분산 개최했다. 예선 1회당 200여명이 출전하고, 선수들이 현지 코스에 적응하고자 여러 번 방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인원 최대 1만여명이 대회 기간 사내면 음식점, 숙박업소 등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20일 “접경지역인 화천군은 갖가지 중복규제로 인해 기업 유치, 공장설립 등이 까다롭지만, 파크골프 산업은 굴뚝이 없다”며 “다른 지역과 차별성 있는 파크골프 대회를 지속해서 개최하고, 경쟁력 있는 마케팅을 펼쳐 파크골프를 지역의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