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숨쉬는 영월 청령포원

입력 2025-10-21 02:06
강원도 영월군의 두 번째 정원인 청령포원이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소나무·자작나무숲, 맨발 걷기 체험 등 휴양시설은 물론 계절별 다채로운 꽃도 심어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영월군 제공

“청령포원에 와서 아이들과 숲길을 걷고 연인과 가을빛을 담으며 나만의 작은 쉼표를 찾아보세요.”

가을빛이 고운 강원도 영월에 또 하나의 특별한 정원이 문을 열었다. 단종의 숨결이 서린 청령포와 장릉을 이어주는 길목에 자리한 ‘동서강정원 청령포원’이다. 청령포원은 역사와 이어진다. 단종이 유배돼 머물던 청령포, 그의 넋을 기리는 장릉과 맞닿아 있다. 단순한 정원을 넘어서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군은 정원도시로 향하는 첫걸음을 2021년 강원도 제1호 지방정원인 ‘연당원’으로 내디뎠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청령포원의 개원으로 정원도시 영월이 한층 더 빛나는 가을을 맞았다. 청령포원은 영월의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정원 면적만 68만㎡에 달한다. 축구장 95개와 맞먹는 규모다. 11월까지는 무료로 개방된다. 연당원과 마찬가지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만 문을 닫는다.

15만㎡ 규모의 메인 정원은 걷는 길마다 풍경이 달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소나무 숲에서 산책을 즐기며 자작나무 숲에서는 가을 햇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은 아이에게는 자연 체험의 장이 되고, 어른에게는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청령포원은 다섯 가지 숲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영월의 숲, 대지의 숲, 영력의 숲, 생명의 숲, 사람의 숲이다. 그 속에는 패인굴과 돌개원, 자생식물원과 소나무숲, 자작나무숲, 그리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체험길이 들어섰다. 사계절 다른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찾는 이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시 채워준다.

길은 스마트 복합쉼터인 청령포레스트와 맞닿아 있다. 카페와 식당, 농산물 판매장, 체험공간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2층 전시실에서는 영월 글마루 캘리그라피 동호회의 작품이 첫 전시를 통해 정원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글과 식물을 선보인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미니열차는 11월까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12월부터는 전기카트가 운행돼 어르신, 어린이들도 편안하게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연당원과 청령포원에선 31일까지 가을꽃 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정원 곳곳에서는 나만의 화분 만들기, 숲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조형국화, 분재국화, 대국 전시 등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20일 “생활 속에서 꽃과 나무를 누리고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나는 곳 그것이 영월이 꿈꾸는 정원의 모습”이라며 “청령포원은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배움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풍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월=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