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을 이끄는 민중기 특검이 태양광 소재 업체 비상장주식에 투자한 뒤 상장폐지 직전 1억원의 수익을 거두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 특검은 “지인 소개로 투자한 후 증권사 직원 권유로 매도했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는 분식회계로 개미투자자에게 2000억원 이상 손실을 입혔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특검 수사 선상에도 오른 바 있다.
특검은 17일 언론 공지문을 통해 “(민 특검이) 2000년 초,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의 소개로 해당 회사에 3000만~4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며 “2010년경 증권사 직원의 권유로 주식을 1억3000여만원에 팔았다”고 설명했다. 민 특검은 상장폐지 직전에 주식을 매도하게 된 경위 등을 설명하지 않았다.
민 특검은 부산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08년 4월 재산공개에서 태양광 소재 업체인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주식 1만주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500만원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2010년 4월 내역에는 보유 주식이 1만2306주로 증가했고, 이듬해 4월 내역에서는 이 주식을 모두 팔아 1억5874만원의 수익을 내면서 약 30배 차익을 실현했다. 네오세미테크는 2010년 8월 23일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 폐지됐는데, 민 특검은 그 직전에 주식을 전부 팔았다. 매도 당시 민 특검은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다.
민 특검과 오모 전 네오세미테크 대표는 대전고, 서울대 동기다. 오 전 대표는 매출 실적을 부풀려 소액투자자 7000여명에게 손실을 입힌 뒤 해외로 도주했다. 그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주식을 처분한 혐의 등으로 2016년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 전 대표의 주식 처분 시점은 민 특검이 주식을 처분한 시점과 겹친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8월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의 대면조사에서도 언급된 종목이다. 김 여사도 이 업체 주식을 보유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 특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 소개로 투자하고 증권사 직원 권유로 매도했다는 변명은 국민과 피해자를 기만하는 파렴치한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박재현 윤준식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