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 공방 2차전도 벌였다… 과방위 국감 역대 최악 예고

입력 2025-10-17 00:03
김우영(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훈(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14일에 이은 2차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여야 간 수준 낮은 감정싸움으로 재차 파행했다. 역대 최악의 저질 국감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16일 열린 과방위 국감은 이틀 전 ‘찌질 문자’ 공개 여파로 시작 40여분 만에 중지됐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점은 국민과 동료 의원께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의원이 지난달 5일 소회의실에서 내 멱살을 잡고 ‘네가 뭔데 나한테 나가라 말라 하냐’고 소리 질러서 고성이 오간 일이 있었다”며 욕설 문자를 보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박 의원이 내게 ‘네가 왜 여기 들어와’라고 했다”며 “그래서 ‘공용시설인데 당신이 뭔데 들어오라 마라 해’라고 하니 쌍욕을 하더라”고 주장했다.

욕설 문자 회신 여부를 두고도 다퉜다. 김 의원은 통신 내역을 공개하며 “내가 박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다음날 ‘이 찌질한 새끼야’라는 문자가 왔다”며 “거기에 ‘그 찌질이라는 단어는 당신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야.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라고 답신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여야 간 고성이 이어지자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오후 2시쯤 속개된 회의에서도 이내 다툼이 시작돼 감사는 재차 중단됐다. 최 위원장은 급기야 “(사진·영상 기자들이) 선택적으로 찍고 있다”고 주장하며 언론을 강제 퇴장시키고 비공개 회의로 전환했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장에서도 “한주먹거리” “너는 내가 이겨” 등 유치원생 같은 말다툼이 이어졌다.

결국 두 의원이 서로 사과하면서 국감은 오후 4시30분쯤에야 재개됐다. 최 위원장은 증인들을 향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과방위원인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방위원으로 활동한 이래 가장 부끄러운 하루’라고 썼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