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 개봉되는 미국 영화 ‘더 포터블 도어’가 가장 기대돼요. 익숙한 공간에서 문을 열자마자 모험이 펼쳐진다는 판타지가 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소아조로증을 앓는 유튜버 홍원기(20)씨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자그마한 손으로 팸플릿을 펼쳐 보이며 제22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85만명이 구독하는 채널 ‘욘니와 치애’를 운영하는 홍씨는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기독교 핵심 가치인 사랑(Agape)을 전하고자 2003년부터 시작된 영화제의 올해 주제는 ‘LIGHT UP [ ___ ]’이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린다. 나요한 필름포럼 대표는 “주제의 빈칸에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한 주제에 빛을 비추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에선 국내외 18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홍씨가 영화 OST를 연주하는 특별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홍씨는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상영 후 극장 바깥에 마련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할 예정이다. 홍씨는 “어려운 곡이라 긴장되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웃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같은 작품도 상영된다. 프랑스 영화 ‘프렌치 수프’가 상영되는 날엔 프랑스 식당을 운영하는 배윤경 셰프가 영화에 등장하는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해 판매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배혜화 조직위원장은 “축제처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필름포럼 인근 이화여대 ECC 영산극장에서 28일 열리는 개막식 작품으론 전 세계 2억8000여만명이 시청한 시리즈 ‘더 초즌 5’의 극장판 ‘더 초즌: 최후의 만찬’이 상영된다. 폐막작은 최후의 만찬을 주제로 한 영화 ‘라스트 서퍼’다. 조현기 수석프로그래머는 “표현 방식이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외에 우디 앨런이 제작한 ‘럭키 데이 인 파리’, 국내 독립영화 ‘3학년 2학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상영된다.
31일엔 문화선교연구원과 공동으로 AI 시대에 새로운 문화환경 속에서 기독교 문화와 공동체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한 시네포럼이 열린다.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상영일엔 장성호 감독과의 토크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이무영 집행위원장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20년 넘게 이어진 건 전적인 하나님 은혜다. 사람과 세상을 바꾼 숱한 성경 속 사역처럼 이 영화제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