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중앙아시아 하늘길에 ‘K공항’의 첫 깃발을 꽂았다. 1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중심가의 인터컨티넨탈 타슈켄트 호텔에서 인천공항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인프라 투자기업 비전 인베스트 간 ‘타슈켄트 신공항 운영서비스 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운영서비스 사업 규모는 2548만 달러(약 348억원), 기간은 5년(개항 전 2년+개항 후 3년)이다. 공사는 타슈켄트 신공항의 초기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운영 컨설팅사로 참여해 항공운영·IT·시설·보안 등 전 분야에서 25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핵심 임원 7명을 파견하고, 지원 인력 10명을 포함해 최대 17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공사가 중앙아시아에서 투자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학재 사장은 체결식에서 “이번 계약은 단순한 자문이 아니라 인천공항이 직접 운영권을 갖고 중앙아시아에 ‘K공항’을 수출하는 중요한 교두보”라며 “비전 인베스트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해 향후 투자개발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PPP) 으로 발전시키고, 35년간 실질적 운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르 알미다니 비전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인천공항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타슈켄트에 도입하고 싶다”면서 “타슈켄트 신공항을 세계 상위 5대 공항 중 하나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타슈켄트 신공항은 비전 인베스트가 우즈베크 정부에 제안해 추진 중인 초대형 공항 인프라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만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사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15%의 지분을 공동 투자한다. 운영서비스 전담을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 법인의 51% 지분을 확보해 운영권을 쥔다. 나머지 49%는 비전 인베스트가 보유한다.
신공항은 타슈켄트 남쪽 약 35㎞ 떨어진 우르타치르치크·키이치르치크 지역에 건설된다. 2029년 8월 1단계 개항을 목표로 하며, 초기 연간 1700만명 처리 규모로 설계됐다. 단계별 확장을 거쳐 최대 54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허브 공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15일 열린 신공항 기공식에는 삽카드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크 대통령을 비롯한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우즈베크의 항공 여객 수요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2020년 160만명에서 지난해 1350만명으로 늘었으며, 이중 약 64%(870만명)를 타슈켄트 공항이 처리했다. 올해는 타슈켄트 공항 이용객이 1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40년에는 우즈베크 전체 공항 여객 수요가 2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공사는 우즈베크에서 또 다른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우르겐치 공항 개발·운영 사업을 100% 단독 운영권으로 수주했다. 앞으로 3년간 건설을 진행하고 개항 후 19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공사와 KIND가 각각 982억원을 출자한다. 공사는 15일 현지에서 발주처인 우즈베크공항공사와 ‘우르겐치 공항 개발·운영사업에 대한 개발 및 운영협약’을 체결했고 최종 계약이 곧 마무리된다. 우즈베크에서 두 개의 투자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해외사업 누적 실적은 18개국 41건으로 늘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은 2030년까지 해외 10개 공항을 개발·운영해 매출의 10%를 해외사업에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타슈켄트=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