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귀하신 친구 내게 계시니’ 434장(통49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5장 1~11절
말씀 : 갈릴리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었는데 주님은 그중 한 척에 오르셨습니다. 그 배는 밤새 수고했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한 베드로의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말씀을 들으러 모인 무리보다, 지쳐서 그물을 씻고 있는 한 사람을 보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그렇게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향해 눈을 들기 전 먼저 우리를 주목하십니다.
예배란 내가 하나님을 찾아오는 시간이기보다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시는 순간을 깨닫는 시간입니다. 베드로는 모든 노력이 헛된 자리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은 실패와 낙심의 자리에 찾아오셨습니다. 우리 가정의 지난 시간에도 그 같은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해도 풀리지 않고 밤새 수고했지만 그물이 비어 있던 시간. 혹시 그때 주님께서 나를 조용히 바라보셨던 기억이 있습니까. 오늘도 그 주님은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라.” 베드로는 전문가였습니다. 밤에 얕은 곳에서 고기를 잡아야 하는 갈릴리의 물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선생님 우리가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만 말씀에 의지해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사람의 계산과 경험으로는 불가능한 자리였지만 말씀 앞에서 순종했습니다. 믿음은 주님의 말씀에 반응하는 용기입니다.
우리 삶에도 다시 그물을 던지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이미 실패했고 상처받았으며 다시 시도하기 두려운 자리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자리에서 일어서라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실패의 자리가 끝이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가 잡혔다는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도 일하시는 주님의 신실함을 보여줍니다.
혹시 지금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십니까. “다시 시도하라. 말씀에 의지해 믿음을 던져 보아라.” 나는 어떤 자리에서 다시 그물을 내리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까.
베드로는 기적의 순간에 자신을 돌아봅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주님을 깊이 만난 사람은 자신의 연약함을 가장 먼저 깨닫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세우십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부터는 네가 사람을 낚으리라.” 관계의 회복은 사명의 시작이었습니다. 베드로는 고기로 가득한 배를 두고 주님을 따릅니다. 기적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님의 시선을 잊고 삽니다. 그러나 주님은 한 번도 우리를 놓치신 적이 없습니다. 닭이 울 때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다시 바라보셨던 것처럼 주님은 넘어지고 부끄러운 자리에서도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그 시선 안에는 책망이 아니라 사랑이 있습니다. 주님은 괜찮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나를 바라보실 때 나는 다시 일어서고 다시 사랑하며 다시 믿게 됩니다. 그 시선을 느낀 사람의 인생은 이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기도 : 주님, 우리의 실패를 새 출발의 자리로 바꾸시고 말씀에 의지해 그물을 내리는 믿음을 주옵소서. 주님의 시선 안에 머물며 그 사랑으로 세상을 밝히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요한 목사(서울 송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