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에게 기도는 참 중요합니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기도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선배 목사님 이야기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신학교를 다녔습니다. 1980년대 신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었던 성경이 ‘톰슨성경’이었는데 가난한 신학생은 그 성경을 살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친구가 학교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밥을 사주고 톰슨성경을 선물했습니다. 그 친구는 무신론자였습니다.
성경을 선물한 친구는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은 후 갑자기 신학교에 들어간 친구 목사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변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신학교 다니는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겠냐고 물어본 뒤 톰슨성경을 사 가지고 왔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기숙사 룸메이트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에게도 톰슨성경을 주시옵소서.” 그런데 아무리 기도해도 선물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하는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너는 네 돈으로 톰슨성경을 사라.” 이 신학생은 톰슨성경을 살 만한 형편이 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힐 때는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 고난을 당할 때, 병든 자가 있을 때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약 5:13~14) 그런데 잘못하면 마치 기도 응답이 엘리야 선지자와 장로들, 즉 기도하는 사람의 능력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야고보 사도의 의도는 기도하는 사람의 능력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잘못된 기도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열왕기상 17~18장에서 엘리야 선지자는 아합과 북이스라엘의 죄악으로 인해 저주를 내립니다. 그 저주는 비가 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야고보 사도는 단순히 엘리야의 기도가 응답된 것에 주목하지 않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북쪽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된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즉 기도는 단순히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을 간구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능력이 드러남을 통해 ‘잃었던 죄인이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기도하고 계십니까. 어떤 기도를 하십니까.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를 소망하며 기도하십니까. 하나님의 나라와 그 뜻을 이루기 위하여 기도하고 계십니까.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리라 기대하고 확신하며 기도하고 계십니까.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돌아올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까.
성숙한 성도의 기도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정도의 기도가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을 돌아오게 하는 기도여야 합니다. 이런 믿음 안에서 항상 기도에 힘쓰는 기도의 용사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김승민 목사 (원미동교회)
◇경기도 부천 원미동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입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교회’가 되기를 갈망하는 건강한 목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김승민 목사는 장신대와 장신대 신학대학원, 뉴욕신학대학교(목회학 박사)에서 공부했고 현재 예장통합 제110회기 총회 서기와 서울서남노회 노회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