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방송 대담에서 현재 어떤 무역협상에 가장 집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투자를 두고 이견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유치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른 방미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해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와 4대 그룹 총수들 간 깜짝 골프 회동 성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와 한국 대표 기업인들 간의 만남이 공전 상태인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손 회장은 최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미국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TED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현지에서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역시 17~19일(현지시간)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때 기업인들과의 골프 행사도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4대 그룹 총수들과의 골프 라운딩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골프 회동이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광’인 트럼프는 해외 고위 인사들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통로로 골프 라운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의 미국행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하는 것과 맞물려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과 8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국내 경제계가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정부 협상을 지원 사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국 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남이 또 한 번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을 주선한 손 회장은 오픈AI, 오라클 등과 손잡고 추진하는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로 글로벌 ‘AI 동맹’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과 SK는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의 방한 때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권지혜 허경구 윤예솔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