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1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 있는 강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강 회장 등을 불러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 7월 강 회장이 A씨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2차례에 걸쳐 받았다는 구체적 첩보를 입수한 뒤 내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당시 사건 관계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농협 관계자는 “회장 임기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1987년 경남 합천 율곡농협에 입사한 강 회장은 2007년 처음으로 조합장 자리에 오른 뒤 5차례 조합장을 지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선거는 202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으로 17년 만에 전국 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 선거였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국내 농업계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농협 조합원은 약 211만명에 달한다. 올해 초에는 강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태영 신임 농협은행장이 취임하면서 강 회장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농협중앙회는 오는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국감장에서도 강 회장의 금품수수 혐의 관련 수사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