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16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패키지 관련 논의를 사실상 매듭짓겠다는 목표로 통상 관계장관들이 일제히 미국에 집결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김 실장과 김 장관의 방미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분들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며 “관세협상 금융패키지와 관련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APEC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정상 간 합의한 관세협상이 마무리되도록 실무협상을 잘 이어가고 있다”며 “두 정상이 만나는 계기가 그렇게 자주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APEC이 실질적으로 큰 목표(시한)”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미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패키지의 상당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입장이었고, 한국은 수용 불가로 맞서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전후로 미국과의 협상에 일부 진전이 발생했다.
김 실장은 “최근 2주 사이 미국이 우리가 보낸 수정 대안에 상당히 의미 있는 반응을 보였고, 미국 쪽에서 새로운 대안이 왔다”면서 “이번 주 우리 협상단이 (미국에) 가서 실질적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500억 달러가 일시에 나갈 수는 없고, (투자를 위해서는) 합당한 사업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장관 외에 다른 관계부처 장관들도 대미 투자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겠다”며 “빠듯한 회의 일정 속에서도 미국 재무장관을 여러 번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4일 미리 미국으로 이동한 상태다.
최승욱 기자, 세종=김윤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