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이어 마다가스카르서도 Z세대 시위가 정권 무너뜨려

입력 2025-10-15 18:38
마다가스카르 캡사트 부대의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가운데) 대령이 14일(현지시간) 수도 안타나나리보 대통령궁 앞에서 정권 장악을 선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2주 넘게 이어진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시위’가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확산 중인 Z세대 시위가 정권을 무너뜨린 사례는 네팔에 이어 마다가스카르가 두 번째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헌법재판소는 실효적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에게 국가원수 권한 행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육군 장교로 구성된 군조직 캡사트 부대의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정권 장악을 선언하고 의회를 제외한 모든 국가기관의 해산을 명령했다. 뉴욕타임스는 탄핵 의결 직후 수도 안타나나리보 도심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선 지난달 25일부터 Z세대 주도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후 캡사트 부대와 헌병대, 경찰이 줄줄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시위대에 합류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는 동남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남미로 확산하고 있다. 열악한 공공 인프라와 경제난, 특권층 부패 등에 대한 반발이 시위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만화 ‘원피스’의 해적단 깃발은 Z세대 시위의 상징이 됐다. 시위에 놀란 일부 국가는 개혁을 약속하고 있다. 나디아 페타 알라위 모로코 재무장관은 자국의 Z세대 시위가 나라에 ‘경종’이 됐다면서 “예산 한 푼 한 푼이 젊은 세대의 기회를 만드는 데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