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두피까지 뻗었다… K헤어케어 새로운 기회로

입력 2025-10-15 00:17 수정 2025-10-15 00:17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가 확산하며 K헤어케어가 인기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에서 헤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K뷰티 인기가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케어로 확대되고 있다. 얼굴 피부를 관리하듯 두피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는 트렌드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다. 기능성을 강조한 K헤어케어 제품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며 K뷰티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W컨셉의 지난 7~9월 글로벌몰의 헤어케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0% 급증했다. 머릿결 관리를 위한 헤어 에센스와 트리트먼트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도 32% 늘었다. W컨셉 관계자는 “국내 헤어케어 상품을 기능별로 세분화해 출시하면서 다양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해외 소비자들의 매출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유통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최근 헤어 관련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헤어·바디 등 퍼스널케어 부문 매출이 매년 20% 수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리브영N 성수와 센트럴 강남 타운점에서는 두피 상태를 진단하고 전문 컨설턴트가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험이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잡으며 올리브영N 성수의 지난 7월 헤어토닉·앰플 매출은 1월 대비 400%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지난 6월 강남역점을 재단장하며 인공지능(AI) 기기를 도입한 ‘헤어 바디 케어 존’을 선보였다. 개인별 두피 상태에 맞춰 샴푸와 헤어 세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통업계는 자체 브랜드(PB) 론칭과 라인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8월 기능성 헤어케어 PB ‘루테카’를 론칭했다. 여성 소비자들의 주요 고민인 헤어볼륨과 두피 건강에 중점을 둔 상품군으로 구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6월 자체 브랜드 ‘저스트 에즈 아이엠’(아이엠)에 ‘모발케어·스타일링’ 라인을 추가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아이엠은 탈모케어 시장에서 고급스러운 향과 콘셉트로 2030 여성층의 호응을 얻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K헤어케어의 존재감이 커지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의 탈모·두피 전문 브랜드 ‘닥터 그루트’는 이달 북미 지역 코스트코 682개 매장에 입점했다. 북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지 2년만이다. 지난 1~7월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0% 이상 증가했다.

수출도 증가세다.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두발용 제품 수출액은 3억160만 달러(약 432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었다. 특히 헤어크림 수출액이 225.1%, 헤어래커가 178.5%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발 관리를 넘어 두피 앰플 등 전문적인 헤어케어 제품은 아직 낯선 국가들이 많은 만큼 K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