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그룹을 둘러싼 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장기 비전 설계를 담당하기로 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왔다. 윤여원 사장은 사회공헌활동을 도맡기로 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는 셈이다. 다만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딸인 윤 사장 편에 서며 아들 윤 부회장을 상대로 한 주식 반환 소송이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4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승화·윤상현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콜마비앤에이치는 CJ제일제당 출신인 이승화 사내이사와 윤 부회장, 윤 사장까지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신임 대표는 사업과 경영 전반을 이끌고, 윤 부회장은 무보수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중장기 비전 수립과 전략 자문 역할을 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주요 의사결정 등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분명히 했다. 그는 대표이사직은 유지하지만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전문성을 강화한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을 통해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킨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는 남매간 갈등을 딛고 콜마비앤에이치를 그룹 핵심 기업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그룹의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 체계를 토대로 콜마비앤에이치의 미래성장동력 발굴, 사업 경쟁력 강화, 수익성 제고 등 경영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와 긴밀히 연계해 상장사에 걸맞은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기업 성장을 통해 재도약과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이 아들인 윤 부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전은 이제 시작 단계다. 윤 회장은 2016년과 2019년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주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첫 변론기일은 오는 23일로 잡혔다. 윤 회장이 승소하면 최대주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게 된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