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결단… 삼성전자, 전직원에 주가 따라 주식 준다

입력 2025-10-15 00:18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년 뒤 주가와 임직원 보상을 연동시키는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시행한다. 회사의 중장기 성과를 13만명에 육박하는 전 임직원과 공유한다는 차원이다. 궁극적으로는 주가 부양으로 이어져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PSU를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원·대리급인 CL 1~2 직원은 200주, 과장·차장·부장급인 CL 3~4 직원은 300주씩을 받게 되는데, 주가가 많이 오를수록 임직원 보상 규모가 비례해서 커진다. 15일 기준주가와 3년 뒤인 2028년 10월 13일 기준주가를 비교해 상승률이 20% 미만이면 0배, 20~40%면 0.5배, 40~60%면 1배, 60~80%면 1.3배, 80~100%면 1.7배, 200% 이상이면 2배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9만1600원으로, 이 경우 PSU 기준주가는 약 8만5000원 수준이 된다. 기준주가는 기준일 전일로부터 1주일, 1개월,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를 산술평균한 수치다. 15일 기준으로는 주가가 이미 10% 가까이 올라 있는 셈이라 향후 3년 동안 주가가 10% 이상만 오르면 주식 지급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년 뒤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지급주식 수량을 확정해 2028년부터 3년간 주식을 균등 분할 지급한다. 지급할 주식이 부족할 경우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임직원 보상용이 아닌 자사주는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1월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보상도 직원들에게 확대 적용한다. 내년부터 OPI 중 일부를 직원들이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선택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임직원들은 OPI 지급액의 0~50% 범위에서 10% 단위로 주식 보상률을 선택할 수 있다. OPI 중 일부를 주식 보상으로 선택한 직원은 1년간 보유하는 조건으로 주식 보상금액의 15%를 주식으로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주식보상으로 임직원들에게 단기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 성과 창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주식 보상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성과 있는 곳에는 반드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경영 원칙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애플과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