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 인도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인도 진출 28년 만의 증시 입성으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인구가 많고 가전 보급률은 낮아 ‘슈퍼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 맞춤형 전략을 확대하는 동시에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 및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열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아쉬쉬 차우한 NSE CEO는 현지 증시 개장시간인 오전 10시 정각에 타종 행사를 진행하며 거래 시작을 알렸다.
조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했다. LG전자 인도법인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약 1만8000원)로 책정됐으며 청약 당시 공모 주식 수의 54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2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LG전자 인도법인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최대 50% 이상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130억7000만 달러(약 18조7400억원)를 기록하며 모회사인 LG전자 시총(약 13조5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상장으로 LG전자는 1조8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금융비용과 차입금비율 등의 영향 없이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 투자 및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14억명 인구 대국이자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 ‘맞춤형 전략’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인도 시장점유율 1위 지위를 넘어 ‘국민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는 꾸준한 경제 성장에 비해 가전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주요 가전 보급률은 냉장고 40%, 세탁기 20%, 에어컨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현지 고객의 취향과 생활 환경에 맞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마이크로오븐 등 4종의 특화 가전 라인업을 다음 달부터 인도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제품별 라인업과 가격도 세분화했다.
그간 LG전자는 모기퇴치 에어컨, 인도 여성의 일상복 ‘사리’를 관리해주는 세탁기, 수질 개선 정수기 등 고객의 일상과 맞닿은 프리미엄 가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
현지 생산 능력 고도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LG전자는 기존의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 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 신공장을 구축 중이다. 특화 가전들은 전량 노이다와 푸네 생산기지에서 제작된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