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중국 전기차… BYD, 한국서 토요타 밀어냈다

입력 2025-10-15 00:11
BYD의 세단 씰. BYD코리아 제공

중국 전기차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초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한 BYD(비야디)에 이어 지커와 샤오펑이 잇따라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출격을 준비 중이다. BYD는 지난달에만 1000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한국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기업 샤오펑은 현재 한국에 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세우고 등기를 마친 상태다. 국내 사업을 이끌 승용 부문 대표 물색과 딜러사 선정 등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분기 첫 전기차 출시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키 구 샤오펑 기술위원회 회장은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한국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었다.

2014년 설립된 샤오펑은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린다. BYD의 최대 경쟁력이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이라면 샤오펑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첫 출시 모델로 거론되는 준대형 전기 세단 P7은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AI를 탑재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다. 중국에선 3800만~5300만원에 판매하지만 한국에선 이보다 저렴하게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한국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법인 ‘지커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코리아’을 설립하고 임현기 전 아우디코리아 대표를 대표로 선임했다. BYD, 샤오펑과는 달리 중국 첫 고급 브랜드의 한국 공략인 만큼 선발대 모델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를 유력하게 꼽는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543㎞ 주행이 가능한 차다.


지난 1월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한 BYD는 아토3·씰·씨라이언7까지 3종의 전기차를 출시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998대다. 그러나 지난달 1020대를 판매하며 토요타(912대), 포르쉐(803대) 등을 제치고 수입차 월간 판매 7위에 오르는 등 반등했다. 아우디(4위)·토요타(5위)·볼보(6위)와의 격차도 300~400대에 불과하다. 씨라이언7은 판매량 825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초기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지만 실제 시승 경험이 확산하면서 이미지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내수를 넘어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게 커다란 숙제”라며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차량 수출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샤오펑과 지커에 이어 다른 중국 업체가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