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한국 시장 진출 10개월 만에 수입차 시장 7위에 올랐다. 얼마 전만 해도 “누가 사겠냐”고 했던 중국차가 어느새 한국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도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태세다. 국내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이 값싼 중국산에 밀린 가운데 내수시장에서 우위에 있다고 본 자동차와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 공세에 직면했다. 자칫 안방에서의 제조업 경쟁력마저 중국에 추월당할 지경에 놓였다.
9월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BYD의 신규등록대수는 1020대로 일본 토요타(912대·8위)를 제쳤다. BYD 성장세는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판매량은 전월(369대)보다 3배 가까이 되며 3월(10대)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100배가 늘었다. 중국차의 부정적 이미지로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이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은 빗나갔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내구성, 시승감 등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CATL은 최근 서울에 지사를 세우며 한국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쩡위췬 회장은 곧 방한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과 배터리 공급 및 제품 구매 협의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럽을 장악했던 국내 배터리 업계 점유율이 지난해부터 CATL에 밀리기 시작했다. CATL이 맘만 먹는다면 국내에서의 배터리 공급망과 판도를 재편할 수도 있다.
중국은 기술굴기를 통해 지금 세계시장에서 우리 주력 산업을 밀어내고 있다. 나아가 미국의 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한국을 적극적인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안방마저 잠식당한다면 한국 산업의 설자리는 없다. 중국은 당과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글로벌 시장 제패에 올인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은 개별 기업 역량에 의존할 단계를 넘어섰다. 우리도 정부·기업·정치권이 팀코리아로 뭉쳐 경제의 생존 및 활로 찾기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가한 정쟁에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