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존중하고 다름을 품는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겠습니다. 초고령사회와 저출생, 기후위기 같은 시대적 도전에 응답하면서도 다음세대를 세우고 평신도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교단을 만들겠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10회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에 추대된 이종화(62) 보령초대교회 목사의 포부다. 그는 “처음 사랑을 회복해 칭송받는 교회, 신뢰를 회복하는 교단이 되도록 힘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회장은 1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장 총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회복이라고 밝혔다. 기장 총회의 이번 회기 주제는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이다. 그는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교회 본질을 되찾자는 선언”이라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가장 큰 계명을 회복하고 세상을 향한 섬김으로 응답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기장 총회는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사랑을 회복해 교단의 본래 사명을 다시 감당해야 한다”며 “초대교회의 순수한 신앙을 오늘의 시대 속에서 새롭게 실천하는 것이 이번 총회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오늘의 언어로 갱신하는 교단’을 언급한 이 총회장은 교회 변화를 위한 구체적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기장 총회는 실천적 신앙과 진보적 포용의 전통을 계승해 기후위기 시대의 생명 공동체이자 세대 공존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교회의 본질인 사랑과 섬김을 오늘의 절박한 문제에 적용하는 증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교단의 ‘돌봄’ 역할을 강조했다. 이 총회장은 “기장은 1971년 사회선언지침에 따라 매년 사회정책협의회를 이어왔다”며 “교회가 돌봄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고립과 은둔에 놓인 이웃을 품는 연대의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당시 사회선언지침에는 “교회는 사회의 불의와 구조적 악에 맞서야 하며, 신앙 양심과 인권·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며 “가난한 이웃을 위한 봉사와 사회개혁 참여가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에큐메니컬 정체성에 대해서도 그는 “기장은 진보적 신학 전통과 사회참여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보수 교단과의 대화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의 연대를 두 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넘어 교회 본질 회복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며 “통일과 기후 위기, 생명윤리 등에서 초교파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