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라지는 교회 속에서 세워지는 교회

입력 2025-10-15 03:06

“요즘 교회에 다녀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좋은 구실이 있을 때마다 교회를 빼먹고 입을 꾹 다뭅니다.” 미국의 저명한 상담심리학자이자 크리스천 작가인 래리 크랩은 자신이 쓴 ‘교회를 교회 되게’에서 교회 다니는 목적을 상실한 채 회의를 느끼는 한 성도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처럼 교회를 정서적 위로나 종교적 찝찝함을 해소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교인들이 오늘날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역사에서 최초로 성전을 건축한 솔로몬은 교회를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사실 솔로몬 하면 성전 건축보다는 지혜나 부자가 연상됩니다. 솔로몬은 성전 건축보다는 왕으로서 어떻게 나라를 통치할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어나 보니 다윗의 아들이었고 성전 건축이라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성전을 지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성전을 계획하신 목적은 무엇일까요. 솔로몬 성전이 세워진 장소에 힌트가 있습니다. 모리아 산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고 했던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소중한 아들도 아낌없이 바칠 수 있는 믿음의 고백을 하고, 하나님께서 그에 대한 응답으로 이삭 대신 미리 준비하신 양으로 번제를 드리게 하고 축복의 언약을 주십니다. 약 1000년이 지나 다윗 왕은 이곳에서 다시 번제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말씀에 불순종하여 임의로 인구조사를 한 후 진노를 받아 번제를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용서받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성전은 믿음의 고백과 축복, 회개와 용서의 은혜 위에 세워진 곳입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과 내 뜻과 의로 살아가는 죄인임을 회개하고 용서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 흘림이 없이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기에 예수님께서 직접 희생 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성소의 휘장이 갈라짐으로써 우리는 보혈의 피에 힘입어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를 하나님의 성전이라 말씀하십니다. 우리 자신이 성전이 되어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을 예배하며 믿음의 고백과 용서의 은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솔로몬 성전의 입구에는 하나님의 세우심이라는 뜻의 야긴과 하나님의 능력인 보아스라 이름하는 두 기둥이 있었습니다. 성전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워졌듯 오늘날 하나님의 성전이라 불리는 성도 역시 하나님의 능력이 기둥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은 무엇입니까. 돈 사람 능력 체면은 아니신지요. 내 삶의 기둥이 하나님의 능력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될 때 그것이 무너지면 삶은 돌이킬 수 없는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성전으로 지음 받은 내 삶의 기둥이 세상의 것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기둥이 하나님이 될 때 세상에서 실패해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솔로몬 성전, 아니 오늘날에도 교회들은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가 하나님 능력의 위에서 믿음을 지키고, 구원받는 성도가 끊어지지 않는 한 교회는 계속해서 세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이 기둥 되어 세상 속에서 움직이는 교회로 살아가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박아론 목사(대전 다운교회)

◇대전 서구에 있는 다운교회는 박아론 목사가 지난해 말 2대 담임으로 부임했습니다. 말씀과 복음으로 살아가는 참다운 그리스도인들이 지역 사회 속에서 정다운 이웃으로 자리 잡으며, 함께 아름다운 교회를 세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