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부모의 고민이다.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서적이 최근 출간됐다. 교육 현장에서 40여년간 아이들과 부모를 교육해 온 최성모 박사의 ‘행복한 엄마 흔들리지 않는 아이’(국민일보)다. 최 박사는 유치원 어린이집 보습학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 성장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녀를 잘 키우려면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교육과 아이의 적성을 찾아내 그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보통은 공부만 신경 쓰잖아요. 그런데 공부 잘하고 머리는 좋은데 인성이 미성숙하면 사고를 쳐도 크게 쳐요. 세상은 더불어 살아야 하잖아요. 인성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가치관인데, 바른 인성을 갖출 때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자기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많은 부모가 공부를 잘하라고 강조하고 또 공부를 잘하면 의사나 판·검사를 시키려 한다”며 “제아무리 좋은 직업이어도 적성에 맞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강조했다. “공부를 좋아하고 잘한다고 의사 시켜보세요. 의사는 환자들을 치료하지,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공부를 좋아하면 연구원이나 박사를 시켜야죠. 의사는 됐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그만두지도 못하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의사도 많습니다.”
최 박사는 책에서 자기 관리, 창의적 사고, 협력적 소통 등 글로벌 리더로 자라게 할 수 있는 7대 핵심 역량도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역량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잘 자란다는 것이다.
엄마의 행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긍정의 마음과 감사가 첫째다. 부정적인 마음과 불평은 결국 불행을 낳는다고 했다. “감사의 언어를 날마다 표현해야 합니다. ‘사랑해’ ‘고마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를 말하고 안아주세요. 이를 하루 3번 이상 하면 함께 행복해집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하는 것이 둘째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 세상 탓하지 말고 나를 바라봐야 합니다. 원인은 항상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끔 이해가 안 갈 정도의 ‘진상’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 사람의 어떤 부분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감싸주면 관계가 좋아집니다.”
배우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기에 엄마도 배움을 통해 날마다 성장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했다.
책에는 1장 ‘엄마가 The 행복해지는 비결’을 비롯해 ‘AI 시대, 내 아이는 어떻게 자라야 할까’ ‘글로벌 리더로 자라는 7대 핵심역량’ ‘내 아이 잘 키우기 위해 엄마가 갖추어야 할 소양’ ‘엄마도 처음이야, 꿈을 향해 출발!’ 등으로 구성됐다. 엄마의 행복과 함께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동기 부여와 실제적인 방법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강연과 집필, 책 쓰기 코칭을 통해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행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사회,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과 직결된다고 확신하게 됐다. 하지만 많은 엄마가 ‘완벽한 육아’라는 강박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그 역시 엄마로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는 교육자로서 ‘남의 아이까지 잘 기르겠다’는 욕심이 컸다. 한때 학원 원장으로 일하며 일 중심의 삶을 살았다. 자기 아이들은 친척들과 지내도록 했고 자신은 남의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아들이 어느 날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외로웠다”고 했다. 최 박사는 아들 이야기를 듣고 부모의 존재와 정서적 동행의 중요성도 크게 깨달았다고 했다. 아들은 현재 아내, 두 자녀와 함께 미국 뉴욕에서 병원 약사로, 딸은 선교사 가정과 인연을 맺어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산다.
최 박사는 교육 관련 책도 여러 권 썼다. ‘내 아이 행복한 영재로 키우기’ ‘아빠와 함께 떠나는 그림책 여행’ ‘위대한 유아교육 지금이 골든타임이다’를 비롯해 그림책 ‘엄마 유치원 갈래요!’ 등을 냈다. ‘내 아이 행복한 영재로 키우기’는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최근엔 학부모 대상 글쓰기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책 쓰기 과정을 통해 엄마들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씻어내도록 돕기 위해서다.
최 박사는 “엄마는 아름답고 숭고한 존재다. 그동안 아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면서 “엄마의 행복이야말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이 책이 엄마의 행복을 이뤄가는 도구가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