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중동의 역사적 새벽” 자평

입력 2025-10-14 00:10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자지구 휴전 1단계 합의를 성사시키고 13일(현지시간) 중동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이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성과를 과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 전체가 경의를 표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에서 이스라엘 인질이 전원 석방된 것을 두고 “몇 세대에 걸쳐 이 순간은 전쟁의 끝일 뿐만 아니라 모든 변화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한 전쟁의 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는 “특별한 용기를 가진 남자”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의 발언에 이스라엘 의원들은 비비(네타냐후 별명)와 트럼프 이름을 연호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재건을 촉구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공포와 폭력의 길에서 영원히 돌아서라. 엄청난 고통과 죽음, 고난을 겪은 지금이야말로 이스라엘을 무너뜨리려는 노력 대신 팔레스타인 재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하마스의 뒷배로 지난 6월 미국이 핵 시설을 공습한 이란에 대해서도 “우정과 협력의 손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를 영웅처럼 극진히 대접했다. 트럼프가 의사당에 도착하자 의원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네타냐후는 “오늘은 유대력에 2년간의 전쟁이 끝나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를 가리켜 “가장 위대한 이스라엘의 백악관 친구”라며 “이스라엘을 위해 그보다 많은 일을 한 미국 대통령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미르 오하나 크네세트 의장도 “유대인 역사의 거인”이라고 칭송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최고 훈장을 트럼프에게 수여한다고 밝혔다.

완전한 종전까지 복잡한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는 평가에도 트럼프는 종전을 확신하는 발언을 거듭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전쟁은 끝났다”고 말한 데 이어 크네세트에 도착해서도 “전쟁은 끝났고 하마스는 무장 해제 계획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크네세트 연설을 마친 뒤 이집트로 이동해 홍해변 샤름엘셰이크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20여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