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나요
음녀를 사랑해야 했던 그를
세상에 어느 누가
이토록 음탕한 배신과 모독을 인내할 수 있었을까요
고멜을 통해 낳았던
이스르엘 로루하마라 로암미를 가슴에 품고
홀로 처절하게 울어야 했을 애통의 밤
그 누가 당신을 찾아와
따스한 손길 하나 건네줬을까요
그러나 그 쓰디쓴 고독과 적막의 밤을 지나
바닷가의 은빛 모래알보다 더 많아질
이스라엘 자손들의 번성을 바라보며
눈물로 사랑의 시를 쓴 사제
이 세상 어딘가 홀로 남아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이여,
세상에 어떤 계절이 오더라도
그대만큼은 늘 따스한 봄날이기를.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호세아는 북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여로보암 2세 시대인 기원전 745년경부터 북이스라엘이 멸망을 앞두기까지 20여년간 활동한 예언자다. 이방 신을 섬기며 극도로 타락한 북이스라엘을 회개시키고자 호세아에겐 '음란한 여자를 맞이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는 신탁이 내려졌다. 이 호세아의 처절한 삶을 통해 하나님의 심정을 계시하기 위해서였다. 호세아는 그 명령을 따라 음녀 고멜을 받아들였다. 시인은 호세아의 삶을 두고 '홀로 처절하게 울어야 했을 애통의 밤'이라 불렀다. 동시에 '그 쓰디쓴 고독과 적막의 밤'을 지나 '눈물로 사랑의 시를 쓴 사제'라고 명명했다. 선지자로서의 준엄한 운명과 고난의 쓴 잔을 마다하지 않은 그를 두고 시인은 '그대만큼은 늘 따스한 봄날이기를'이라고 기구(祈求)했다.
-해설: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