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대미투자 관련) 미국 측에서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왔다”며 “지금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의 3500억 달러 직접투자 요구를 수용할 경우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겠느냐는 이춘석 무소속 의원 질의에 “전부 직접투자로 하면 당장 외환 문제도 발생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대통령실도 언론에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내고 “우리 측에서 금융패키지와 관련해 9월에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일정 부분 미측의 반응이 있었다”고 알렸다. 다만 협상 중인 만큼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조 장관은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APEC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그때까지 계속해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의주간에 맞춰 방한하고 양국 정상회담 등을 소화하되 정상회의 본일정엔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외통위에서는 최근 속출하고 있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피해 관련 질타도 쏟아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건수가 2022~2023년 연간 10~20건이었는데 올해는 8월까지 330건”이라며 “외교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조 장관은 또 조지아주 한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초치했었다고 밝혔다. 현재 주한 미국대사관은 대사가 공석이어서 조셉 윤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 중이다. 조 장관은 “제가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했을 때, 그전에 대사(대리)를 불러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그다음 미국 출장 전에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만나서 얘기한 것과 초치는 다르다는 지적에 조 장관은 “장관이 어떻게 비공식적으로 얘기하겠나. 저는 초치였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내란’ 용어 사용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시해 출범한 특별자문위원회 공식 명칭에 ‘내란 극복’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을 두고 성일종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송경모 이동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