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캄보디아서 숨진 대학생, 대학 선배 소개로 출국”

입력 2025-10-13 18:26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은 같은 대학에서 만난 선배 소개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 20대 홍모씨의 윗선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홍씨가 속한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통신 기록·계좌 거래 내용 등을 통해 국내외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충남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박모씨는 같은 대학에서 만난 선배 홍씨의 소개로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구속 기소된 홍씨에 대한 첫 재판은 내달 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운영진인 ‘천마’는 생전 박씨가 캄보디아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박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강제로 흡입한 뒤 캄보디아에 오게 된 경위를 일당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천마는 해당 영상을 소개하는 글에서 “홍씨 소개로 박씨가 대포통장 명의자로 캄보디아로 넘어간 뒤 5700만원 금원(돈)에 사고(인출)가 발생해 폭행과 감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숨진 박씨는 야간에 돈을 벌기 위해 택배일도 하고 눈이 오면 집 마당을 부지런히 쓸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고 주변 지인들은 기억했다. 이날 박씨가 살았던 경북 예천 고향마을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눈이 오면 집 마당을 부지런히 쓸고 동물을 좋아해 개랑 닭도 정성스럽게 키워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라고 말했다. 다른 70대 주민은 “박씨가 성인이 된 이후에 택배 일을 하는 등 돈을 벌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