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김은숙 작가 맞춤 대본에 연기하기 즐거웠다”

입력 2025-10-14 01:28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한 배우 김우빈. 그에게 세 가지 소원이 뭐냐고 묻자 “첫 번째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는 거, 두 번째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풍족하게 살 돈을 갖게 되는 거다. 세 번째는 아까워서 아직 못 쓰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넷플릭스 제공

“남은 촬영 분량이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로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 김은숙 작가님이 저에 대해 워낙 잘 아시니 ‘맞춤 대본’을 받은 듯했습니다. 연기하는 게 편안하고 즐거웠죠.”

김 작가의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램프의 정령 지니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36)은 김 작가와 세 번째 작품을 함께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여러 모습을 보여야 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고 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983년간 램프에 갇혔다 깨어난 지니(김우빈)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가영(수지)을 새 주인으로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지난 3일 공개된 작품은 연일 국내 시청 1위를 지키며 넷플릭스 전체 TV 시리즈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시청자 반응은 호불호가 나뉜다. 현대와 과거, 한국 시골 마을과 두바이 사막을 넘나들며 세계관을 다지는 초반부 몰입이 어렵다는 반응이 적잖다. 김우빈은 “어떤 반응이든 작품을 보고 진심 어린 의견을 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극 중 그의 모습은 다채롭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법을 부리거나 공중을 날고 순간이동도 한다. 컴퓨터그래픽(CG) 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블루스크린 연기는 전작 ‘외계인’(2022)과 ‘택배기사’(넷플릭스·2023)로 이미 다져졌다. 스태프들을 믿고 기세로 밀고 나갔다”며 웃어 보였다.

김우빈과 김 작가의 ‘합’은 특별하다. 김 작가의 전작 ‘신사의 품격’(2012)에 이어 ‘상속자들’(이상 SBS·2013)에 연이어 캐스팅되면서 김우빈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반항아적인 호텔 상속자 영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연기해 뭇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작가 특유의 운율 있는 대사를 자신만의 색깔로 맛깔나게 살려냈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도 그의 캐릭터 소화력이 돋보인다. 그는 “지니는 에너지 넘치고 강인하며 잔인하기도 하지만 때론 하찮고 귀여운,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인간이 아닌 정령이기에 행동, 말투, 표정, 체형, 스타일링까지 사람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우빈은 “인간의 본성과 욕망, 사랑과 우정의 의미, 선과 악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면서 “가영은 나쁘게 태어났지만 (할머니 가르침 덕에) 착한 선택만 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가영은 악한 걸까, 선한 걸까. 결국 인간은 어떻게 태어나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때와 비교하면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지금은 배우로서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졌지만 마음가짐은 그대로다. 그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선 다를 게 없다”며 “대본의 감정과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