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초과 생산된 쌀 16만5000t 중 10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최근 쌀값 상승세를 고려해 지난해(26만2000t)보다 격리 물량을 대폭 축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수확기 쌀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만1000t 감소한 357만4000t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밥쌀 소비 감소 등에 따른 쌀 예상 수요량은 340만9000t이다. 이에 올해 쌀 과잉물량 예상치는 16만5000t으로 추산됐다.
농식품부는 격리 물량 10만t 중 5만5000t은 지난 8월 말 처음 추진한 대여방식을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가 직접 쌀을 사들이는 대신 도정업체에 구곡(지난해 생산된 쌀)을 빌려주고 신곡(올해 생산된 쌀)으로 돌려받아 비축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4만5000t은 가공용으로 제한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이번 격리 물량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쌀 초과 생산량은 5만6000t에 불과했지만 정부는 쌀값 하락세를 막기 위해 26만2000t을 격리했다. 반면 올해는 쌀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격리 규모를 줄였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쌀 20㎏당 소매가격은 6만6972원으로 지난해보다 25.8%, 평년보다 20.54% 올랐다.
다만 농식품부는 추후 쌀 최종생산량과 소비량을 고려해 수급대책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쌀 수급이 부진했던 지난해에서 올해로 넘어오는 이월 물량이 많지 않고, 최근 잦은 흐린 날씨와 병해(깨씨무늬병) 등으로 쌀 수확량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쌀 할인행사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고 할인 폭도 20㎏당 5000원에서 7000원으로 확대한다. 쌀 수출에 대한 정책 지원도 검토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쌀값은 평년보다 높지만 올해 수확량이 수요를 웃돈 점을 감안할 때 수확이 본격화하는 이달 중순부터 산지 쌀값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