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일 만에… 마지막 이스라엘 인질 전원 석방

입력 2025-10-13 18:49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풀려나 이동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억류해온 마지막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전원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됐던 인질들은 737일 만에 이스라엘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맺은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가자지구 전쟁 종식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마스는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인질을 차례로 석방했다.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에서 1차로 석방된 인질 7명이 국제적십자위원회에 인계됐다. 하마스는 오전 중 나머지 인질 13명도 석방했다. 적십자 소속 차량에 탑승한 인질들은 이스라엘 남부 레임 군사기지로 이송됐다. 풀려난 인질들은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 앞서 일시적 휴전 과정에서 생존자 148명과 시신 56구를 이스라엘로 돌려보냈고, 남은 인질 48명(전쟁 이전에 납치한 1명 유해 포함) 중 생존자 20명을 이날 석방했다. 아침 일찍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인질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석방된 인질 20명은 모두 남성이다.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이 보는 앞에서 납치된 오므리 미란(48)을 제외하면 모두 20~30대 청년층이다. 11명이 노바 음악축제에서, 나머지는 자택이나 군 기지 등에서 하마스에 납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동의한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도 교도소에 수감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차례로 석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인질 석방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는 기내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전쟁은 끝났다”고 말했다.

나성원 이가현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