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 케데헌 굿즈 수출 ‘숨은 조력자’ 기대

입력 2025-10-14 01:08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 소속 진혜선(왼쪽부터) 변호사, 민건호 법무관, 박제연 검사, 최성겸 과장(부장검사), 김준성 검사, 황현준 박다혜 사무관. 법무부 제공

‘검사’와 ‘문화 외교’. 얼핏 보면 어울리기 힘든 두 단어이지만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에선 예외다. 이곳 검사들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의 미국 수출 관세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 이어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높아진 전통 문화 상품 세계화에도 발판을 놓을 계획이다.

올해 초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엔 긴급한 공문이 도착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운영하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으로부터 기증 받은 컬렉션 38종 관련 굿즈 상품을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수출하는 데 관세율이 30%에 달해 곤경에 처했다는 ‘SOS’였다. 재단이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으로 판단돼 높은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가 해결사로 나섰다. 과 소속 검사, 법무관, 실무진들은 재단이 국고와 자체 수익으로 운영돼 정부기관 자격이 된다고 재단 측에 안내했다. 이에 재단은 스미소니언 박물관과의 협상에서 15% 수준의 우대세율을 적용받아 이건희 컬렉션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국제법무지원과는 운영 중인 ‘해외진출기업 국제법무지원단’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여기엔 로펌 변호사, 법학 교수, 회계사 등 200여명의 자문위원이 활동 중이다. 국제법무지원과 소속 박제연 검사는 13일 “지원단 중에 미국 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로부터 미국 조세법 자문을 받아 법률 검토를 제공해 재단이 처했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데헌’ 열풍으로 까치호랑이, 갓 등 전통 소재를 활용한 케데헌 굿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있어 국제법무지원과 검사들은 문화 외교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재단 굿즈의 해외 수출 첫삽을 성공적 이뤄낸 만큼 전통 문화상품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법률적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국제법무지원과가 앞장서서 법률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