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 상황이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월 관세 유예 조치 이후 잠잠하던 양국 관계는 지난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 발표에 이은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부과 예고 맞대응으로 격랑에 휩싸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등 파장이 커지자 양국이 주말을 거치며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다분히 봉합에 가깝기에 안심하긴 이르다. 무역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정부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각오로 경제와 외교 전반을 운용해야 한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영업일보다 26.05포인트(0.72%) 내린 3584.55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1425.8원)도 4.8원 올랐다. 지난주 미·중 무역 충돌에 따른 미 증시의 폭락 국면, 장 초반 코스피지수가 2% 가까이 급락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날 시장은 선방한 모양새다. 장이 열리기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중국과의 문제가) 모두 잘 될 것이다. (대중 추가 관세를 예고한) 11월 1일은 아주 먼 미래와 같다”며 대중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게 컸다. 으름장 후 한 발 물러서는 특유의 트럼프식 전술에 금융시장이 익숙해진 셈이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와 미·중 통상 갈등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양국의 기싸움과 치킨게임은 미래 패권을 두고 벌이는 성격상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미·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불확실성에 노출돼 타격을 받기 쉽다. 게다가 한·미 관세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무엇보다 단숨에 1430원까지 위협한 원화가치 하락 추세가 심상찮다. 외국 자본 이탈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여서 단발성 한·미 스와프 협정이라도 체결하는 등 안전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난관에 봉착한 수출 기업의 애로 해결에도 총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