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데뷔 시프트업,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25-10-15 00:10

‘스텔라 블레이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로 주목받았던 게임사 시프트업의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상장 첫날 공모가 6만원을 넘어 주당 7만원에 도달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실적 기대치 미달과 신작 공백, 기관 수급 악재가 겹치며 최근에는 3만9000원대까지 추락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7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6만원으로 희망밴드 상단이었고, 첫날 주가는 7만900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4조원을 돌파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글로벌 흥행과 ‘니케’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8만원선을 넘보며 국내 대형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듯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들어 시프트업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달엔 4만원 선이 깨졌다. 공모가 대비 약 25~30% 하락, 최고가 대비로는 절반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10% 이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프트업의 핵심 매출원은 여전히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다. 하지만 니케의 중국 버전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글로벌 매출도 정체됐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우하향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일 “2분기 영업이익은 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에는 미달했다”며 목표주가를 7.3% 하향 조정했다. 업계에선 실적은 성장했지만 기대치에는 못 미쳐 주가 반등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프트업은 니케의 서비스 기간이 3년여에 이르며 매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신규 지식재산권(IP) 발표나 대형 협업 프로젝트가 실종된 상태다.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의 출시가 2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단기 성장 모멘텀이 사라졌다.

기관 투자자와 대주주의 매도세도 부담이다. 상장 당시 락업(의무보유 약정) 비율이 70% 미만으로 낮았던 데다 국민연금 등 기관이 연이어 지분을 축소하는 추세다. 상장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주요 주주의 보호예수 물량 해제가 가시화하며 오버행(대량 매도) 우려가 부각됐다.

이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