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믿는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요. 믿음을 가지면 더 쉽고 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어렵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언제나 끝을 알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는 보이지 않으니 마음은 흔들리고 계산은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믿음의 본질은 결국 이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나는 확률로 선택할 것인가, 확신으로 결단할 것인가.’ 창세기 13장에서 아브람과 롯은 서로 갈라져야 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소유가 많아 다투게 되었을 때 아브람은 조카 롯에게 먼저 선택권을 줍니다.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이는 단순한 양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결정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의 고백이었습니다.
반면 롯은 눈앞의 풍요를 좇았습니다. 물이 넉넉하고 보기에 좋은 소돔과 고모라 땅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선택은 확률에 근거한 계산이었습니다. 결국 그 끝은 하나님의 유황불 심판이었습니다. 반면 아브람은 척박한 땅인 가나안에 남았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손해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믿음의 결단이었습니다. 롯은 확률로 선택했고 아브람은 하나님께 대한 확신으로 결단을 한 것입니다. 이 같은 결정을 통해 우리는 아브람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아브람이라고 해서 물이 넉넉하고 에덴동산 같은 곳이 부럽지 않았겠습니까. 또 그런 땅을 조카에게 준 것이 아깝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았고 그렇게 결단했습니다. 척박한 가나안 땅을 소돔과 고모라처럼 번영으로 바꿔 달라는 망상을 붙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매일 물을 길어 올려야 하고 평생 가난하게 살아도 그 땅이 에덴동산처럼 개발되지 않아도 괜찮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 기대에 맞는 만족이 아니더라도 견디고 받아들이며 인정하겠다.’ 이것이 아브람의 결단이었고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의 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의 삶은 단순히 좋은 선택을 하는 삶이 아닙니다. 옳은 결단을 하는 삶입니다. 확률은 우리의 머리를 움직이지만, 확신은 우리의 발을 움직입니다. 선택은 눈앞의 유익을 따지지만 결단은 보이지 않아도 끝까지 걸어가게 만듭니다. 기도하고 예배하고 말씀을 붙드는 일상은 세상 눈에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늘의 가치에 발을 맞추는 행위입니다.
결단은 내 안의 ‘왜’가 분명해졌을 때 나오는 걸음이며,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할 때만 가능한 걸음입니다. 우리 인생은 매일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그 선택의 기준이 세상의 확률인지, 하나님의 확신인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달라집니다. 세상의 선택은 끝없는 후회로 이어지지만 하나님의 확신은 흔들림 없는 평안을 줍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계산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신뢰로 응답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롯은 확률로 선택했고 아브라함은 확신으로 결단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확률이 아닌 확신을 붙드는 결단의 길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은준 목사 (이때이교회)
◇이때이교회는 예배가 공간이나 장소가 아니라 때임을 강조하며 ‘다시 모이는 예배, 다시 모일 자들의 예배’라는 비전을 품고 온·오프라인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