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줄줄이 나올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종별·기업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업계는 3분기부터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미국발 관세 충격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는 두 자릿수 비율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등 전통적 수출 효자 업종 간에도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13일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14일 삼성전자 등을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잠정치) 공시가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0조1419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10.44% 상승한 수치로, HBM 실기 극복에 총력을 다한 반도체(DS) 부문의 활약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의 부진을 딛고 본격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면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조 클럽’에 복귀하게 된다. HBM 시장 세계 1위인 SK하이닉스도 HBM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자동차 업계는 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우울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6775억원으로 전년보다 25.23%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역시 3분기 두 자릿수 비율(16.58%)의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은 분기 단위 최대실적 갱신을 이어갈 전망이지만, 미국 관세 부과 영향 본격화로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기업마다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성장에 힘입은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5000억원 이상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 공장 수출 물량에 대한 미국 관세 타격을 받은 삼성SDI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가전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 여부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생활가전(DA)과 디스플레이(VD) 사업부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대로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반도체 호실적이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할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 사업을 하지 않는 LG전자의 경우 미국 관세 영향,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등으로 가전과 TV 담당 사업본부들의 적자 폭이 커지겠지만 그나마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매출 신장으로 적자를 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종선 심희정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