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개혁 앞세워 수비수 아닌 닥공 택한 여당

입력 2025-10-12 18:43 수정 2025-10-12 19:09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감에서) 우리가 야당이란 자세로 윤석열정부의 망가진 1060일을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를 내란 청산과 개혁 완수 타이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이지만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기간 불거진 당정 간 개혁 온도차 지적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당이 할 일을 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감에서) 우리가 야당이란 자세로 윤석열정부의 망가진 1060일을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출범 130일 만에 대한민국을 풍비박산 낸 이재명정부의 무능과 독선을 낱낱이 파헤치는 국감을 만들겠다”는 논평에 맞대응한 것이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개혁 저항 움직임도 힘으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3일 국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답변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한 뒤 이석하고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하는 관례를 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할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 이후에도 조 대법원장 등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4심제’와 ‘법관평가제’ 등을 담은 사법개혁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개혁 속도조절 지적에 대해서도 “당·정·대는 큰 이견 없이 잘 조율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이 진행하는 모든 것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씀했다”며 정부가 당의 개혁에 동조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대가 세밀한 것까지 조율할 순 없다”며 “당이 해야 할 일은 당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1월까지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정 온도차 원인이 정청래 대표에게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 대표가) 자기 정치 하고 싶은 사람이었다면 당대표 취임 후 경쟁 후보 측 사람을 기용하는 등 탕평 인사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라서 자신에게 들어오는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지도부와 참모들에게 ‘혹시 제가 지금 자기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자주 질문한다”며 “이 질문을 자주 한다는 자체가 자신을 자주 돌아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 대표가 추석 민심이 온통 개혁이라고 하는데 실제는 조금 다르다”며 “이 차이가 대통령실에 어느 부분까지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당정 갈등의 내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 임기가 1년임을 감안하면 11월까지 개혁, 그리고 지방선거의 승리를 통해 다음 임기를 어떻게든지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