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특검, 주중 尹 소환… 출석 여부는 불투명

입력 2025-10-12 18:54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소환 통보를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2일 구속 상태로 서울 서초구 채해병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채해병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명현 특검이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이번 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다른 특검 조사도 거부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이 채해병 특검 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특검은 소환 불응 시 구치소 방문조사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13일 윤 전 대통령 측에 출석요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번 주 후반으로 조사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

윤 전 대통령은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해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로 적시된 걸 두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했고, 통화 직후 이 전 장관은 조사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기록을 이첩한 2023년 8월 2일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성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 검찰단은 기록을 경찰에서 다시 회수했다. 특검은 기록 회수 조치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인지 조사 중이다.

특검은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를 조사하며 윤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일부 확보했다. 앞서 특검은 이 전 장관을 다섯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조사 기록 회수 등에 관심을 보였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김건희·내란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왔다. 지난 7월 내란 특검팀 조사 과정에서 재구속된 뒤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불출석해 왔다. 특검 관계자는 “원칙은 소환조사”라면서도 “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사) 방식에 대해선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구명 로비에 나선 것은 아닌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기자 hy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