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5년, 전동화·로봇 등 미래기술로 DNA 전환

입력 2025-10-13 00:51
연합뉴스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전 세계 ‘톱3’ 완성차업체로 성장시키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로봇·수소·미래항공교통(AAM) 등 미래 모빌리티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미국 고율 관세와 중국 전기차 브랜드 공세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에 올랐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이다. 정 회장 취임 직전 해인 2019년 279조61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55조4249억원으로 63% 늘었다. 순이익은 8조9784억원에서 28조914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판매량은 5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전 세계 완성차업체 중 2위다. 경쟁 업체에 비해 불리한 미국 관세 상황 속에서 달성한 성적표다.

한때 ‘바퀴 달린 냉장고’라는 조롱을 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위상도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25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수상 분야도 안전성·친환경·성능·디자인·브랜드 경쟁력 등 다양하다. 특히 지난 8월엔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정 회장과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 회장,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 등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을 자동차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선정했다. 특히 정 회장에 대해선 “글로벌 감각과 유연한 사고로 수직적 기업 문화를 탈피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도입했고,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 정책을 펼쳤다”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상품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로봇, 수소, AAM,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2020년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같은 해 AAM 업체 슈퍼널과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그러나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찮다. 가장 큰 난관은 지난 4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관세다. 관세로 인한 손해는 올해 3분기에만 2조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도 부담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했으며 위기 이후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