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85세… ‘니들이 힙합을 알아?’

입력 2025-10-13 01:21
평균 나이 85세의 경북 칠곡군 할머니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가 ‘쇼미더머니’ 예선 무대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평균 나이 85세의 경북 칠곡군 할머니 래퍼들이 힙합 서바이벌 무대에 선다.

12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역 어르신들로 결성된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와 ‘텃밭 왕언니’가 Mnet 힙합 서바이벌 예능 ‘쇼미더머니12’ 오디션에 지원서를 냈다.

수니와칠공주는 지난 2023년 8월 칠곡군 지천면의 여덟 명 할머니들이 모여 결성됐다. 이후 방송과 공연, 광고 무대에 오르며 주요 외신으로부터 ‘K할머니’로 불릴 만큼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칠곡군 쩜오골목축제에서 열린 전국 최초의 할머니 래퍼그룹 배틀대회 ‘쇼미더 할머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번 도전의 계기는 경로당 TV였다. 쇼미더머니12 참가자 모집 광고를 보던 중 김태희(81) 할머니가 “우리도 나가보자”고 말했고 그 자리에서 지원이 결정됐다.

무더위로 한동안 멈췄던 랩 연습이 다시 시작되며 오디션을 향한 준비가 본격화됐다. 이필선(88) 할머니는 “무대에 서면 긴장할까 봐 우황청심원을 챙겨야 하나 고민했다”며 웃었다. 도전곡은 할머니들이 직접 쓴 시를 랩으로 엮은 메들리 ‘우리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다.

리더 박점순(84) 할머니는 “오디션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게 즐겁다”며 “흥과 음악에는 나이가 없기 때문에 젊은 참가자들 틈에서도 당당히 무대에 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칠곡군의 또 다른 할머니 래퍼그룹 ‘텃밭 왕언니’도 이번 오디션에 지원했다. 지난해 배틀대회에서 수니와칠공주에 패했던 이들은 “이번에는 꼭 이기겠다”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 쇼미더머니12 예선은 이달 중 치러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