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과일 주스를 즐기는 사람은 2형 당뇨병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설탕이나 인공 첨가물이 포함된 과일 주스는 당뇨병 발생 위험을 15%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이청우 전문의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명승권 교수 연구팀은 과일 주스의 섭취 형태에 따라 2형 당뇨병 위험이 달라진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10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펍메드와 엠베이스 등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지난해 8월까지 발표된 전향적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 14편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약 33만5000여명으로 평균 8년에서 24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100% 과일 주스는 2형 당뇨병 위험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지만 가당 과일 주스는 위험을 약 15%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인구 집단에서 과일 주스 섭취와 당뇨병 발생 간 상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중앙보훈병원 이청우 전문의는 13일 “과일에는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걸 막아주는 식이 섬유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지만 주스로 가공될 때 섬유질이 제거되고 혈당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첨가물이 포함된 주스는 칼로리와 당부하(포도당 대사 능력)를 높여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능하면 과일은 가공하지 않은 형태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명승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100% 과일 주스와 가당 주스를 구분해 위험도를 정밀 분석한 최초의 메타(문헌) 연구로, 학문적 의의가 크다”면서 “비(非) 100% 주스 섭취가 건강한 대체식품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장기 연구를 통해 안전한 과일 주스 섭취량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공중 보건 차원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