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코로나 환자 증가 속
내일부터 고령층 무료 예방접종
당국 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 권고
혼합 백신 연구 국내서도 진행중
조만간 美FDA 허가 땐 도입 예상
접종 간소화로 접종률 제고 가능
내일부터 고령층 무료 예방접종
당국 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 권고
혼합 백신 연구 국내서도 진행중
조만간 美FDA 허가 땐 도입 예상
접종 간소화로 접종률 제고 가능
최근 3개월 연속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 추세다. 그중 6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파악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5일 75세 이상부터 순차적으로(70~74세 20일, 65~69세 22일)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생후 6개월 이상의 면역 저하자와 요양병원·요양원의 입원·입소자 등 감염 고위험군도 접종 가능하다.
아울러 이날부터 노인 대상 계절 인플루엔자(독감) 접종도 시행된다. 어린이, 임신부 독감 접종은 지난달 중하순부터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은 특히 노인들의 경우 중증화 예방을 위해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의 동시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 같은 날 접종 부위를 달리해 맞으면 된다.
항체 형성까지 최소 2주 걸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최소 2주 이상 걸리는 만큼 고위험군은 본격 유행철이 오기 전에 서둘러 접종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백신은 ‘LP.8.1’을 포함한 최신 유행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폭넓은 교차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독감 백신의 경우 이번 시즌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유행 균주에 맞춰 기존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됐다. 국가접종 독감 백신은 아니지만 현재 시중에는 고령자의 면역 반응을 보완한 ‘시니어 전용 백신’도 나와 있어 유료로 선택해 맞을 수 있다. 표준 독감 백신보다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한 고용량 백신과 면역증강 물질을 추가한 고면역원성 백신이 대표적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을 시간차를 두고 따로 접종할 때와 비교해 동시 접종의 면역 효과 및 안전성은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시즌 65세 이상 접종 대상 약 1000만명 가운데 350만여명이 두 백신을 동시에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1회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와 독감을 한번에 예방할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두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 생성 기전을 하나의 백신에 담은 ‘혼합 백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백신기업 모더나는 mRNA 플랫폼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코로나19·계절 인플루엔자 혼합 백신(mRNA-1083)을 개발하고 지난해 6월 긍정적인 임상3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담긴 mRNA를 체내 세포에 전달, 세포가 항원 단백질을 스스로 만들어 면역 기억을 형성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유전 정보 서열만 바꾸면 다른 변이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상 임상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8000여명을 65세 이상(4017명)과 50~64세(3998명) 두 그룹으로 나눠 혼합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비교 평가했다. mRNA-1083 접종자는 약 4000명이었다. 65세 이상 그룹에선 mRNA-1083 접종군과 고용량 독감 백신 및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접종한 그룹을 비교했다. 50~64세 그룹에선 mRNA-1083 접종군과 표준 용량 독감 백신 및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접종한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mRNA-1083 접종군은 두 연령대 모두에서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면역 반응을 유도했다. 두 그룹의 항체 반응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되는 지표인 ‘기하평균비율(GMR)’이 1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mRNA-1083 접종군의 항체 반응이 비교 백신군 보다 더 높다는 의미다. 이상 반응은 주사 부위 통증, 피로, 근육통, 두통 등 대부분 경증이었다.
“고위험군 보호 편리한 옵션”
국내에서도 지난 2월 해당 혼합 백신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3상 승인을 받아 현재 10개 의료기관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약사 측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mRNA-1083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했으며 다만 혼합 백신에 포함된 독감 백신의 추가 데이터 요청을 받고 최근 보완된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조만간 FDA 허가가 이뤄지면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을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 관계자는 13일 “코로나와 독감 혼합 백신은 두 가지 주요 호흡기 질환으로부터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는 편리한 옵션을 제공한다. 접종 과정이 간소화돼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계절성 질환으로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혼합 백신이 들어온다면 효과성과 안전성, 비용 편익 등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질환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을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 백신은 보건의료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이 될 것”이라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의 의료 접근성 제고와 예방 효과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