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공명당 연립정권 26년 만에 결별

입력 2025-10-11 00:03
AFP연합뉴스

1999년부터 지속돼온 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이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 등장으로 26년 만에 무너졌다. 공명당이 민주당 집권 시기를 제외하고 장기간 동안 참여했던 연립 정권에서 이탈하면서 다카이치 총재는 내각 출범 전부터 큰 위기에 놓였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10일 연립정권 구성을 둘러싸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기업·단체의 후원금 규제 강화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정치자금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자민당과 연합을) 일단 백지화하고 관계를 일단락 짓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공명당이 연립 정권에서 이탈한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총리로 지명될 수 있도록 임시국회 소집일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가 취임한 이후 야스쿠니신사 참배, ‘비자금 스캔들’ 대응, 과도한 외국인 배척 등 3가지 문제점을 지목하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깨졌지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자민당은 여전히 제1당이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과 참의원이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과를 따른다. 만일 각 정당이 자당 대표에게 투표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선출된다. 하지만 입헌민주당, 유신회, 국민민주당, 공명당이 단결하면 중의원 과반이 된다. 아사히신문은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새 총리로 선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사진) 일본 총리는 집권 자민당 내 반발에도 개인 명의로 발표한 전후 80년 메시지에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도쿄 총리 관저에서 발표한 ‘전후 80년 소감’에서 “지난 대전(제2차 세계대전)의 반성과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길 것을 맹세했다”며 “역사 인식은 전후 50년과 60년, 70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성실함, 관용을 가진 자유주의, 건전하고 강인한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내부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총리 담화’가 아닌 ‘개인 소감’으로 격을 낮췄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언급하지 않고 식민지배를 사죄하거나 반성한다는 언급도 없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