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개혁과제 완수” 야 “제발 관세 부탁”… 추석 민심도 아전인수

입력 2025-10-10 00:02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그는 “내란 청산, 민생경제 회복이 민주당에 대한 추석 민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예능에서 피자를 먹고 있을 때 국민은 1년에 30%나 오른 쌀값 때문에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내란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텐데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다. 빨리 해체시키지 않고 뭐 하고 있느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발 냉장고가 아니라 관세를 부탁한다. 무분별하게 재정 퍼주기로 국가살림도 거덜나기 일보직전이다. 김현지만 챙기지 말고 국민의 삶을 챙겨라.”(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9일 아전인수식 민심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은 내란 청산과 개혁과제 완수에 대한 국민적 바람을, 국민의힘은 고물가와 정부여당의 폭주에 대한 공분을 주장했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추석 민심’이라는 글을 올리며 “호남 추석 인사 때 ‘이러다가 윤석열 풀려나게 생겼다. 내란범들은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민주당 지지자는 ‘개혁은 확실하게 빨리 해치워라. 민주당도 요즘 답답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내란 청산, 민생경제 회복이 민주당에 대한 추석 민심의 요구”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자들이) ‘개혁을 야무지게 해라. 또 어물어물해서 못하면 민주당도 이제 빠이빠이다’ 이렇게 적극적인 얘기를 하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미 관세 협상 교착, 고물가,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녹화에 초점을 맞춰 정부여당에 전방위 공세를 퍼부었다. 장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연휴 동안 추석 민심을 꼼꼼히 들었는데 국민은 불안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며 “이재명 정권이 (관세 협상)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사이 우리 기업은 고율 관세에 허덕인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은 이 대통령은 물론 정청래 (민주당 대표), 추미애 (법사위원장) ‘막사는 광기 남매’를 보는 게 불편하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대미 관세 협상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또 정부의 소비쿠폰 사업을 거론하며 “민생과 미래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재정준칙을 도입하자”고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물가, 환율, 집값 폭등 등 민생은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는 게 이번 추석 민심”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의 진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이진숙 체포 논란, 조희대 청문회 때문에 ‘이러다 독재국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며 “소비쿠폰으로 경제가 나아졌다고 하는데 시장 상인들은 ‘대체 어디다 쓰였는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여야는 강성 지지층에만 소구하는 정치로 중도층을 껴안지 못하며 지지율 교착상태에 빠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한 달 넘게 4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10%대에 그쳤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20%대를 회복했지만 중도층 지지는 확장하지 못했다.

성윤수 이강민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