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검사 전원의 ‘원대 복귀’ 요청으로 불거진 김건희 특검의 내홍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원대 복귀를 당장 관철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일단 진행 중인 수사를 서둘러 매듭짓는 데 주력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진행될 검찰개혁 세부논의 내용에 따라 파견 검사들의 반발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 파견 검사와 수사관 다수는 추석 연휴를 반납한 채 수사를 이어갔다. 민중기 특검은 추석 연휴 중 이틀을 근무했고, 4명의 특검보도 수시로 출근해 수사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 파견된 한 검사는 “파견 검사들이 원대 복귀 요청 메시지는 냈지만 그 이상 뭘 할 수 없어 조용히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수사팀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었는데 다시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장 원대 복귀가 어려운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일단 진행 중인 수사를 마무리하는 데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 40명 전원은 민 특검에게 원대 복귀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제출해 파문이 일었다.
특검 내홍이 봉합 수순을 밟으면서 수사팀은 남은 수사 마무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윤석열정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10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1억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한 대선자금이었는지 등을 조사해 왔다.
매관매직 의혹 수사는 객관적 물증과 정황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금거북이 청탁’ 의혹에 연루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오는 13일 오전 10시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을 전달하며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에 대한 인사를 청탁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5400만원대 바쉐론콘스탄틴 시계를 선물한 의혹을 받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의 신병 처리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검 파견 검사가 수사뿐만 아니라 공소유지까지 맡아야 하는 상황이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방향과 모순된다는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수사 마무리 후 공소유지 업무를 두고 특검 수뇌부와 파견 검사 간 마찰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검찰개혁추진단의 세부개혁 논의 방향에 따라 파견 검사들의 집단반발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박장군 박재현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