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9일 창립 73주년을 맞아 “이제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선두”라며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 분야의 선두가 돼야 한다”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배포한 기념사에서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방산과 조선 분야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그룹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산·조선·에너지·기계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후발주자에서 선도자로 올라가는 첩경”이라며 “AI 방산의 무인기 센서나 추진 동력, 첨단 항공 엔진 등 핵심 사업 분야의 원천 기술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해야만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판단과 과감한 행동,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한 시기”라며 한·미 조선협력 사업인 ‘마스가 프로젝트’의 상징이 된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본보기로 들었다.
한화그룹은 1952년 10월 창업주 김종희 회장이 설립한 한국화약주식회사로 시작해 올해 73주년을 맞았다. 창업주의 장남인 김 회장은 1981년 8월 만 29세에 회장으로 취임해 40년 이상 한화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73년 전 사업보국의 신념으로 창립된 한화그룹이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달라진 위상과 평가에 젖어 관행을 답습하는 순간이 바로 위기의 시작이므로 안주하는 습성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화그룹 시총은 지난달 30일 기준 127조700억원으로 올해 초 대비 3배가량 늘었다.
김 회장은 중국 전국시대 역사서 ‘전국책’ 진책편의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구절을 인용해 “백리 가는 길에 구십리를 절반으로 아는 자세로 한화의 100년, 2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