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고난의 유익

입력 2025-10-10 03:02

캐나다 동부의 도시 토론토에 수족관을 세울 때였다. 서부 해안에 서식하는 어류도 필요했기에 밴쿠버에서 어류를 기차로 수송하기로 했다. 커다란 금속 어항에 해수 교환 시설과 산소 공급 장치를 갖춰 옮겼지만 일주일 만에 도착한 물고기 중 상당수가 죽어있었다. 어류학자들이 여러 차례 방법을 검토하고 다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고심 끝에 전문가들은 어항에 큼직한 문어를 한 마리 넣었다. 슬금슬금 움직이던 문어는 물고기들이 잠들 만하면 툭툭 건드렸다. 물고기들은 이리저리 쫓기느라 잠들 수 없었고, 그렇게 대부분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바다에서는 늘 큰 물고기에게 쫓기며 살아가던 어류들이 아늑한 어항에 들어오자 안심하고 잠들었고 오히려 죽음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너무 편안해져 잠들면 그 신앙은 죽고 만다. 쉼 없는 신앙생활과 헌신, 봉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고난이라는 문어를 넣어 잠들지 못하게 연단하실 것이다. 기독교는 핍박 속에 성장했고 순교의 피를 흘린 곳마다 교회가 세워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민철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