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 기간 불거진 ‘여권 내 개혁 엇박자’ 논란 진화에 나섰다. “당정 간 정책 추진 속도·온도차 때문에 난감하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여의도 정치권을 향한 발언이 아니다”고 수습했고, 우 수석을 공개 비판했던 박지원 의원은 “보도가 커져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9일 우 수석 발언에 대해 “정청래 대표, 박 의원을 의식하거나 당 전체를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며 “일부 지지층이 의원들을 몰아붙이는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을 정확히 알려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사안을 더 끌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우 수석도 통화에서 “명절을 맞이해 귀향하고 계신 지지층에게 이 대통령의 생각을 들려주려 한 것일 뿐 여의도 정치권을 향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이 당정 간 긴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선을 그은 것이다.
우 수석은 지난 6일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개혁 방향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 차이가 있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당 관련해 어떤 질문을 많이 하느냐’는 물음에는 “당이 왜 저런 결정을 내렸나, 그 배경을 잘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싸우듯이 하는 게 불편하고 피곤하다는 말씀을 하는 분들이 있다. 복수하고 보복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이튿날인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당이 왜 이래’ 같은 말은 빅5(국무총리·당대표·원내대표·대통령실비서실장·정무수석) 카톡방에서나 하라”며 “이견이 노출되면 국민은 불안하고 청산과 개혁은 실패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당정 간 엇박자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내가 비판을 세게 해서 보도가 커졌다. 우 수석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당정 간 이견은 있을 수 있으나 밖으로 드러나면 국민이 불안해한다.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설거지하는데 어떻게 달그락 소리가 안 나겠느냐”며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실과 거의 매일 소통하고 필요하면 하루에 두세 차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역시 “감정을 배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제도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 뜻인 만큼 대통령실과 여당은 같은 목표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