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1단계 합의… 평화 한 발 앞으로

입력 2025-10-09 18:48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광장'에서 인질 가족들이 가자지구 억류 인질 사진이 새겨진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우리의 평화 구상 1단계에 모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1단계 협상 타결 사실을 발표했다. 2023년 10월 7일 발발해 만 2년을 넘긴 가자지구 전쟁이 종전 입구까지 다가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면서 “이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영원한 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아랍 및 이슬람 세계, 이스라엘, 주변국들, 미국에 위대한 날”이라며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사건을 가능케 하기 위해 함께해준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의 중재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신약성경 산상수훈을 인용해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BLESSED ARE THE PEACEMAKERS)!”라고 적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합의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고, 하마스는 성명에서 “전쟁 종식과 점령군 철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합의 분위기는 이날 일찍부터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 원탁회의 도중 “국무장관이 방금 메모를 건네며 중동 협상이 거의 타결 단계에 이르렀고 내가 곧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내가 이집트에 갈 것이다. 모두가 그곳에 모여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평화 구상을 발표하며 하마스에 이를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 계획 등이 담긴 구상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석방될 인질과 수감자 명단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 인질 석방이 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아마도 13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