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이 ‘글로벌 RE100’과 ‘메가샌드박스’ 프로젝트를 앞세워 재생에너지 신산업 전환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RE100은 애플·구글·BMW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36개 기업이 동참하며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정과제에 포함된 ‘글로벌 메가샌드박스’와 SOC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논의가 맞물리면서 새만금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은 서해안의 강한 바람과 일사량을 기반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이 가능한 자연조건을 갖췄다. 현재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합쳐 7GW 규모의 발전시설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 RE100 기업들의 전력 수요를 충족할 공급 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2028년말 가동 예정인 1.2GW급 수상 태양광 발전소는 새만금의 RE100 역량을 보여주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일반 가정 약 5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새만금은 2022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돼 이미 RE100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수도권과 연결되는 고압직류송전망(HVDC)까지 갖춰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효율성도 확보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과 분산형 전원 구축을 통한 맞춤형 전력 공급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메가샌드박스는 규제 완화와 SOC, R&D, 인력 양성, 세제 혜택 등을 패키지형으로 통합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는 투자자 신뢰도를 높이고, 새만금 SOC 인프라 구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공존한다. 전북도는 “글로벌 메가샌드박스가 단순한 규제 혁신을 넘어 SOC 사업 일괄 예타 면제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행 새만금사업법에는 예타 자동 면제 조항이 없어 개발 속도에 제약이 따른다. 이에 전북도는 SOC 일괄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타 지역에 적용된 특별법 수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형평성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관영 도지사는 “새만금은 이미 모든 준비가 돼 있으며 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대전환 정책에서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장소”라면서 “RE100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예타 면제를 통해 속도, 기회, 균형발전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북이 그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